"요즘 콘솔에는 시대를 정의한 게임이 없다"... 게이머들의 뜨거운 논쟁

"이 세대를 대표하는 게임이 없다"… 차세대 콘솔 출시 앞두고 게이머들 아쉬움 토로
차세대 콘솔이 벌써 2026~27년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현 세대를 대표하는 게임이 뭐였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레딧 'truegaming'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며 약 25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뜨거운 토론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과거 콘솔 세대는 항상 '그 게임'이 있었다
게시물 작성자는 "각 콘솔 세대마다 트렌드를 정립하거나 하드웨어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작들이 있었다"며 과거 사례를 나열했습니다. 5세대(PS1, N64)에서는 3D 조작의 혁명을 가져온 '슈퍼 마리오 64'와 콘솔에서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메탈기어 솔리드'를 언급했습니다.
이후 세대에서도 'GTA3', '데빌 메이 크라이', '헤일로', '다크소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아너드', '배트맨: 아캄' 시리즈,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2018)', '위쳐 3', '니어: 오토마타' 등 시대를 정의하고 게임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한 작품들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PS5/Xbox 시리즈 세대에서는?
"현재 세대를 생각해보면 멋진 리메이크와 속편들은 많지만, 게임성을 재창조한 속편조차 보기 힘들다"고 작성자는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몇몇 그래픽 업데이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PS4에서도 무리 없이 구동될 법한 게임들이라는 지적입니다.
현 세대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시도로 꼽히는 것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 모델이었지만, '콘코드'와 같은 대형 실패작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습니다. 작성자는 "한때는 AAA 타이틀에서 장르를 개척하는 게임들이 자주 등장했지만, 현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아쉬워했습니다.
다만 자신은 아직 해보지 못했지만 '발더스 게이트 3'가 혹시 그런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세대 구분의 종말"… 게이머들의 다양한 시각
이 게시물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댓글(268점)은 "이제 '세대'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콘솔은 PC처럼 되어가고 있어요. 큰 도약이 아닌, 점진적인 업그레이드만 이루어지고 있죠. PC는 세대를 정의하는 게임이 없었던 것처럼요. 닌텐도만이 유일하게 구분 가능한 세대를 가진 콘솔 제조사입니다."
이 댓글은 또한 "영화에서도 더 이상 새로운 장르가 생기지 않는 것처럼, 비디오 게임도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매체가 아니다"라며 "기술이 정체기에 접어들고 혁신이 둔화된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인기 댓글(95점)은 게임 산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다른 엔터테인먼트 매체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책이나 영화가 매체 자체에 혁신을 가져오길 기대하나요? 이제 우리는 기술적 도약이 크지 않은 단계에 도달했고, 각 장르별 최고의 게임들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오픈 월드, RPG, 격투 게임 등 모든 장르에서 말이죠."
여전히 혁신은 있다… '놓치고 있을 뿐'
일부 게이머들은 작성자가 현 세대의 혁신적 게임들을 그저 놓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당신이 장르를 정의하는 게임들을 플레이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발더스 게이트 3'은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걸작이에요. '엘든 링'이나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해보셨나요? 이 세대의 인디 게임들은요?"
40대 베테랑 게이머라고 밝힌 또 다른 유저는 "저는 콘솔 초창기부터 게임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좋은 시기는 없었다"며 "요즘 게이머들은 원초성 편향(primacy bias)에 시달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유저는 "오늘날의 게임들은 설계 측면에서 성숙했고, 다른 게임들의 최고의 개념과 메커니즘을 차용하고 있다"며 "2025년의 '가장 안전한' 게임들도 과거에 출시됐다면 즉시 올해의 게임 후보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PC 게이머의 관점… "세대? 그게 뭐죠?"
흥미로운 점은 PC 게이머들의 관점입니다. PC 게임에서는 '세대'라는 개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PC 게이머로서, 저는 '세대'라는 개념이 없어요. 게임은 그저 서서히 더 발전할 뿐이죠. 다음 세대가 시작되는 특정 날짜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질문 자체가 제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씨어리크래프트의 '슈퍼바이브'는 새로운 시대를 열까?
현 콘솔 세대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최근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슈퍼바이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 라이엇 게임즈 개발자들이 설립한 씨어리크래프트가 개발 중인 이 게임은 MOBA와 배틀로얄, 그리고 탑뷰 액션을 결합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슈퍼바이브'가 현 세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이 과연 '다크소울'이나 '브레스 오브 와일드' 같은 장르 개척자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처럼 콘솔 세대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 산업은 '혁신'과 '성숙'이라는 두 가지 길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차세대 콘솔이 등장하는 2026~27년, 과연 게임 산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원문: 레딧 게시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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