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5 AI가 플레이어를 엿먹이는 충격적인 방법이 발각되다
게임 AI가 플레이어만 골라서 괴롭힌다?
지난 11월 4일, 레딧의 문명 5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플레이어의 하소연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문명 5를 즐기던 한 유저가 AI의 비합리적인 행동에 열받아 게임을 종료했다는 글이다.
해당 유저는 카르타고로 최고 난이도인 신급(Deity)에서 플레이하던 중, 중국과 종교 전쟁을 벌이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중국의 AI 우제천이 "선교사 그만 보내라"는 플레이어의 요구에 동의해 놓고는, 바로 다음 턴에 대예언자를 보내 플레이어의 도시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우제천은 자신의 종교 확산이나 신도 수 증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성지 건설에만 특화된 교리를 선택해놓고, 오로지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위해서만 대예언자를 사용했다. 말 그대로 자신의 게임 진행에는 아무런 이익이 없는데도 순전히 플레이어를 엿먹이려고 한 것이다.
플레이어들의 공감 폭발
이 글은 게시 후 222개의 추천을 받으며 많은 플레이어들의 공감을 샀다. 댓글들을 보면 비슷한 경험을 한 플레이어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많은 추천(235개)을 받은 댓글은 이런 내용이었다: "플레이어가 약속을 어기면 전 세계가 연합해서 나를 박살내려 하는데, AI가 배신하면 아무도 신경 안 쓴다는 게 정말 짜증난다."
한 유저는 더욱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분통을 터뜨렸다. "1,500년 동안 언덕에 박아놨던 정찰병 하나 때문에 '국경에서 군대 빼라'는 약속을 어겼다고, 규탄당하고 금수조치 당하고 3면 전쟁 터지고 헤이그 국제법정까지 끌려간다."
또 다른 플레이어는 "AI가 내 사치자원 금지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삐져서 '앞으로 너 지지 안 한다'고 하는 것도 웃기다"며 AI의 모순적인 행동을 지적했다.
AI만의 특권, 불공정한 게임
특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지적한 부분은 AI와 플레이어 간의 불평등한 대우다. AI는 약속을 어겨도 아무런 페널티를 받지 않지만, 플레이어가 같은 행동을 하면 외교적 파장이 엄청나다.
한 댓글러는 "AI는 플레이어가 할 수 없는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게 이 게임의 최악의 요소"라며, "구현하기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데 왜 안 고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만 일부 고수 플레이어들은 실용적인 조언도 남겼다. "종교재판관을 도시나 도시 인근 1헥스 내에 배치하면 대예언자나 선교사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10년 넘은 게임의 고질적 문제
문명 5는 2010년 출시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플레이어 베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AI의 비합리적 행동은 출시 초기부터 지적되어온 고질적인 문제다.
특히 최고 난이도에서는 AI가 플레이어를 의도적으로 견제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많은 플레이어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처럼 AI가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까지 플레이어만 골라서 방해하는 모습은, 게임의 재미를 크게 해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게임 개발에서 AI의 합리성과 도전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플레이어들의 이런 불만이 후속작에서는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다.
원본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civ5/comments/1oocjn3/i_dont_usually_rage_quit_from_games_but_today_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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