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PC 시장 접수한 캡콤, 콘솔 제쳐내고 디지털 매출 1위 플랫폼 등극

콘솔 게임사의 대표주자였던 캡콤, 20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판도
캡콤의 디지털 게임 판매에서 PC 플랫폼이 콘솔을 제치고 매출 1위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5월 26일 공개된 캡콤의 최신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PC 플랫폼은 현재 캡콤의 디지털 게임 판매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스터 헌터」와 「바이오하자드」, 「데빌 메이 크라이」 등 전통적으로 콘솔 중심으로 개발해온 캡콤이 PC 시장에서 더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캡콤 세일?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하고 있을걸요"
레딧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놀랍지 않다. 캡콤 디지털 세일과 번들이 도처에 널려있어서 재채기만 해도 어딘가에서 캡콤 세일이 열리고 있을 정도"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Steam, Humble Bundle, Fanatical 등 다양한 PC 게임 판매 플랫폼에서 캡콤은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쳐왔다.
한 유저는 "최근 Fanatical의 '골라담기' 방식의 캡콤 번들이 개인적으로 하이라이트였다. 덕분에 이제 캡콤 게임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년 전엔 상상도 못했던 반전
"20년 전에 '이 회사가 PC 시장에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모든 게임사 중에서 캡콤은 가장 가능성이 낮은 회사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과거 캡콤은 철저히 콘솔 중심의 개발 전략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유저는 "의외로 캡콤은 PC 시장을 꽤 지원해왔다"며, "PC 포트가 드물었던 시절에도 여러 데빌 메이 크라이 게임들이 PC로 출시됐고, 몬스터 헌터만 주로 PC 출시를 놓쳤는데 그것도 아마 독점 계약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PC 게임 시장의 급성장도 한몫
캡콤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PC 게임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한 점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유저는 "코로나19 시대와 PC 게임 (특히 에이펙스 레전드 같은 FPS) 플레이를 즐기는 브이튜버들의 인기 상승이 일본 PC 게임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의 영향력도 무시 못해
또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는 중국 게이머들의 구매력이 꼽혔다. 한 유저는 "플레이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추적할 수 있는 도구로 확인해보면, 몬스터 헌터 와일즈나 엘든 링 같은 대형 게임들의 리뷰에서 중국 유저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유저는 또한 "스텔라 블레이드가 중국어 더빙과 함께 출시될 예정이며, 개발팀은 '오공' 게임의 성공을 본 후 PC 버전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C 포트 품질 개선에 대한 요구 높아져
캡콤의 PC 시장 성공에도 불구하고, PC 포트의 품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많은 유저들은 "드래곤즈 도그마 2와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둘 다 상당히 답답한 포트였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PC 포트만 문제가 아니라 콘솔 버전도 마찬가지로 최적화가 부족하다"며, "최적화 부족을 로우 스펙 PC는 해결할 수 없지만, 고사양 PC는 원시적인 힘으로 보완할 수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PC 게임의 부활, 그리고 미래
이번 캡콤의 사례는 2000년대 후반 "PC 게임은 미래가 없다"는 당시의 비관적 전망이 완전히 뒤집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 유저는 "PS2/게임큐브/Xbox 시대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외에는 PC 게임이 완전히 죽은 것처럼 느껴졌다. 멀티플랫폼 게임들도 PC 버전은 아예 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유저는 "2010년대 초반에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싱글플레이어 게임은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그들은 언제 어떻게 우리가 게임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통제력을 얻기 위해 특정 트렌드를 강요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콘솔, 2010년대 초반에는 멀티플레이어 게임, 2010년대 후반에는 게임을 가장한 멀티플레이어 스키너 박스, 그리고 지금은 AI 표절기계"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PC 게임 시장의 성장과 함께 캡콤의 PC 플랫폼 성공 사례는 게임 산업의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앞으로 캡콤과 다른 전통적인 콘솔 게임사들이 PC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문: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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