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 선수의 막말로 2개 지역이 통째로 사라진 15주년 기념 영상
'생리 주기' 발언으로 폭탄 터뜨린 Bwipo
지난 10월 28일,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Bwipo(가브리엘 라우)의 막말로 인해 벌어진 대형 사건이 레딧을 통해 상세히 공개됐다. 벨기에-브라질 국적의 이 선수가 방송에서 내뱉은 성차별적 발언이 결국 롤드컵 15주년 기념 영상에서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지워버리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lyQuest 소속으로 활동 중이던 Bwipo가 개인 방송에서 여성 프로게이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여성 프로게이머들을 위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 주기는 남성과 완전히 다르고, 여성들이 겪는 일에 대한 적절한 지원 시스템이 없다"면서 말문을 열었지만, 이어지는 발언이 문제였다.
"한 달 중 잘못된 시기에 있는 여성이 경쟁적으로 게임을 할 때… 여성으로서 경쟁적으로 게임을 하면 안 되는 시기가 한 달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 경험이다. 한 여성과 함께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녀가 롤 랭크를 많이 했다. 그녀가 모든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낼 때가 정말 뻔했다."
2분이 넘는 이 발언이 레딧에 올라오자 롤 커뮤니티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 해당 게시물은 그 달 최고 인기 게시물이 됐고, 거의 모든 롤 관계자들이 반응을 내놨다. 특히 EU 최고의 진행자 중 한 명인 Sjokz는 강력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팀과 라이엇의 대응
Bwipo는 다음날 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 발언은 무지했고 여성들에게 무례했습니다.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합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FlyQuest 팀도 성명을 통해 "Bwipo의 성차별적 발언은 FlyQuest의 핵심 가치와 정반대"라며 "LTA 플레이오프 다음 경기 출장 정지 및 상금을 여성 게이머 지원 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15주년 기념 영상에서 완전히 지워진 아메리카
한 달 뒤인 10월 8일, 라이엇 게임즈가 폭탄선언을 했다. 원래 10월 9일 공개 예정이던 2025 롤드컵 앤썸 뮤직비디오가 13일로 연기된다는 것이었다.
"Bwipo가 원래 버전에 등장할 예정이었지만, 그의 최근 발언을 고려해 롤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들, 팬들을 대표하는 영상에 그를 보여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를 편집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제작 막바지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했고, 그가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해당 지역은 올해 영상에서 의도한 대로 등장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영상이 단순한 롤드컵 홍보 영상이 아니라 '15주년 기념 영상'이었다는 점이었다. 10월 13일 공개된 'Sacrifice' 뮤직비디오는 지난 15년간의 롤 e스포츠 역사를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난 2011년 롤드컵 챔피언 Shushei에 대한 추모도 담겨 있었다.
커뮤니티의 분노와 의문들
팬들의 반응은 복잡했다. 우선 아메리카 전체 역사가 한 선수로만 대표됐다는 점에 의문을 표했다. 그것도 유럽 출신 '수입 선수'인 Bwipo로 말이다. 그는 2022년부터 북미에서 활동했지만 여전히 EMEA 거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작년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왜 북미의 전설적인 선수들인 Sneaky, Bjergsen, Doublelift 같은 이들이 아니라 Bwipo였을까? 남미는 영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베트남 선수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최소한 일본 선수와 캐스터는 등장시켰는데 브라질은 왜 아예 없는가?"
또한 일부는 라이엇의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EU의 Perkz는 앤드루 테이트 지지자로 알려져 있고 젤렌스키를 비하하는 트위터 글에 좋아요를 누른 전력이 있지만 여전히 영상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NA와 EU 팬들 사이에는 '서구 최강'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라이벌 관계가 있는데, NA의 스크린타임이 EU로 넘어간 것에 대한 분노가 컸다.
Bwipo의 두 번째 사과와 현재 상황
Bwipo는 이후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사과했다. "잘못을 저지르고 용서를 구할 때는 어떤 처벌이 적절한지 결정할 자격이 본인에게 없다. 고개를 숙이고 대중이나 관계자들이 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LTA를 잘못 대표하게 되어 죄송하고, 롤드컵 앤썸에서 제거돼서 죄송하다."
이번 사과는 이전보다 좀 더 진정성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이들이 그의 원래 발언이 악의보다는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며, 영상 문제는 사실상 라이엇의 잘못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Bwipo에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 찍혔다. 지난 6주간 "Bwipo가 못하는 거 보니 생리 중인가 봐"나 "여성 챔피언 상대로는 못 이기겠네" 같은 농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이것이 그의 레거시가 됐다.
현재 진행 중인 2025 롤드컵에서 FlyQuest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다시 한번 북미팀 중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특히 유럽팀 G2에게 패배하며 NA 팬들의 상심을 더했다.
한 선수의 막말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결국 15년 e스포츠 역사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지워버리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라이엇은 앞으로 "한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고, 특히 그 바구니가 입이 가벼운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_원문 출처: https://reddit.com/r/HobbyDrama/comments/1oi1hzz/leagueoflegendsthewrongtimeofthemonth_how/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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