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먹통'된 어쌔신 크리드... 정품 구매자들만 피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스팀에서 갑자기 '먹통'… 유저들 분노
유비소프트의 간판 타이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일부 작품이 스팀에서 갑자기 실행 불가 상태가 되면서 유저들의 큰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레딧을 비롯한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2'와 '스플린터 셀: 컨빅션'이 아무런 예고 없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문제가 발생한 '어쌔신 크리드 2'가 2009년에 출시된 오래된 싱글플레이 게임이라는 사실입니다. 라이브 서비스도 아닌 15년 된 싱글플레이 게임이 갑자기 작동을 멈춘 상황에 유저들은 디지털 게임 소유권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정품은 먹통, 해적판은 정상 작동" 역설적 상황
더욱 아이러니한 상황은 정식으로 구매한 게임은 실행되지 않는 반면, 불법 복제된 버전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한 레딧 유저는 "재밌는 건 스팀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작동하지 않는데, 해적판(fitgirl 버전)은 멀쩡하게 돌아간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다른 유저는 "만약 구매가 소유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해적행위는 절도가 아니다"라는 도발적인 댓글로 화답했고, 이 댓글은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유비소프트 지원 서비스에 대한 불신도 고조
이번 사태로 유비소프트의 고객 지원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한 유저는 과거 유비소프트의 게임 런처인 '유플레이'가 업데이트 이후 작동하지 않아 스팀에서 구매한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없었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유비소프트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PC 전체 포맷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제안했죠. 약 9개월 후에야 새 업데이트로 문제가 해결됐지만, 그동안 내가 구매한 게임을 전혀 플레이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유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은 절대 구매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디지털 게임 소유권의 허상과 DRM 논란 재점화
이번 사태는 디지털 게임의 소유권과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시스템에 대한 오랜 논란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기사 작성 시점에서 일부 유저들은 AC 오리진이 다시 정상 작동한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한 유저는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한, 불법 복제는 계속 번창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또 다른 유저는 라이브 서비스가 아닌 싱글플레이 게임에 항상 온라인 연결을 요구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싱글플레이 게임이 항상 온라인 상태여야 할 정당한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의도적인 조치일까, 단순 실수일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인 조치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 유저는 "그들이 이런 짓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윤리적인 이유는 아니지만요. '우리의 새롭게 재해석된 리메이크를 사세요! 어차피 원작은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잖아요!'라는 식이죠"라고 비꼬았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최근 경영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번 사태는 회사의 이미지에 추가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유저는 "다른 회사였다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겠지만, 이건 유비소프트잖아요. 이들은 최근 몇 년간 모든 걸 망쳐왔어요"라고 혹평했습니다.
정품 구매자들의 앞으로의 선택은?
이번 사태가 많은 게이머들에게 디지털 게임 구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보더랜드 2'가 최근 스파이웨어 논란에 휩싸인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 유저들은 AAA 게임의 불법 복제를 공공연히 옹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당신을 돈을 버는 데 방해물로만 생각하니, 당신도 그들을 똑같이 경멸하며 대해야 합니다"라는 한 유저의 댓글이 많은 지지를 받은 점은 게임 업계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유비소프트 측은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단순 실수로 판명될지, 아니면 더 심각한 문제의 전조인지는 앞으로 추가 소식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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