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섀도우, 결국 '어쌔신 크리드'가 아닌 게임이 되어버렸다
시리즈 정체성을 잃어버린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
지난 10월 15일, 레딧 어쌔신 크리드 커뮤니티에 한 유저의 솔직한 후기가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드디어 섀도우를 클리어했는데, 스토리 면에서 가장 어쌔신 크리드답지 않은 게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125개의 공감과 91개의 댓글을 받으며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게시글 작성자는 "어쌔신 크리드 게임의 핵심은 스토리다. 어쌔신 대 템플러, 이수 대 인간, 고대 결사단 대 히든 원즈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라며 시리즈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섀도우에서는 이수 유물이나 에덴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복수극에 매몰된 스토리
특히 게임 스토리가 템플러와 거의 관련이 없다는 점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야스케의 여정에서야 비로소 템플러를 만나게 되지만, 인류를 통제하려는 악역과 자유를 원하는 어쌔신의 대립 구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오에는 부모의 복수를 위해 어쌔신이 되고, 야스케는 어머니의 복수와 자신을 위해 희생한 어쌔신을 위해 Brotherhood에 합류할 뿐이다.
한 댓글러는 "나오에는 심지어 진짜 어쌔신도 아니었다"며 57개의 공감을 받았다. 이어 "블랙 플래그의 에드워드는 어쌔신이 아니었지만, 게임은 그가 어쌔신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오디세이는 이수 로어를 크게 확장했고 히든 블레이드가 어떻게 전해졌는지 배경을 제공했다"며 비교했다.
현대 스토리의 부재가 치명적
가이드와의 약간의 상호작용을 제외하면 현대 스토리가 전무하다는 점도 큰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숀, 레베카, 바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새로운 현대 캐릭터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메인 시리즈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평가다.
원작자는 "일본 이수에 대해 이야기할 황금 같은 기회였다. 신토 신앙 체계와 카미(kami)는 이수 로어에 완벽하게 들어맞았을 것이다. 그리스와 로마 신들이 이전 게임에서 등장했던 것처럼, 카미들이 등장하는 장면도 있을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프랜차이즈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
가장 많은 공감(131개)을 받은 댓글은 유비소프트의 현재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 게임을 출시한 후 그들이 더 이상 이 프랜차이즈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이 게임은 어쌔신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템플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야스케의 복수 스토리를 위해서만 등장한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게 안타깝다."
다른 댓글러는 "10년 넘게 제대로 된 어쌔신/템플러/이수 스토리가 없었는데, 그것이 가능했던 시대를 다룬 게임에서도 이를 하지 않은 게 답답하다"며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시리즈 정체성 회복이 절실
오리진스가 마지막에 가서야 시리즈 요소들을 다뤘고, 오디세이가 로어의 프리퀄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만했으며, 발할라가 에드워드 같은 캐릭터 성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평가 속에서, 미라지가 그나마 어쌔신으로 돌아갔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섀도우는 일본의 쇄국 정책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도, 게임 내에서 나오에 일행이 일본 최초의 어쌔신이 아니라는 설정을 만들어놨으면서도 시리즈 로어를 거의 무시한 것에 대해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 스토리나 SF적 이수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더 즐거운 게임일 수 있지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핵심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출처: 레딧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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