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I 더빙 논란 결국 손들고 삭제... 애니 팬들 '발칵' 뒤집었다

아마존, AI 더빙 논란 결국 손들고 삭제... 애니 팬들 '발칵' 뒤집었다

12월 2일, 아마존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 12월 2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논란이 된 AI 영어 더빙을 조용히 삭제했다. 삭제된 작품은 '바나나 피쉬'와 '노 게임 노 라이프 제로'. 두 작품 모두 이미 기존 영어 더빙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아마존이 AI로 새로 만든 더빙을 올렸다가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레딧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는 이 소식이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5,2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358개의 댓글이 달리며 팬들의 분노와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품질을 떠나서, 이걸 출시해도 된다고 생각한 게 믿기지 않는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3,053개 추천)은 아마존의 판단력 자체를 의심했다.

"윤리적 문제는 차치하고, 진짜로 어떤 인간이 이 품질로 출시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믿을 수 없다. 내보내기 전에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을 게 확실하다"

이에 대한 답글로 "아마 품질 검수(QA)도 AI에게 맡겼을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이 1,171개의 추천을 받았다. 한 유저는 더 신랄하게 비판했다:

"농담 같지만…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 창출과 직결되지 않는 모든 역할을 없애려고 하거든. 어떤 무능한 중간 관리자가 'QA 업무도 AI한테 몇 번 체크시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전혀 놀랍지 않을 것"

"물 테스트였다는 걸 잊지 마라"

많은 팬들은 이번 사건을 아마존의 '시장 반응 테스트'로 해석했다. 503개 추천을 받은 댓글이 핵심을 찔렀다:

"그들은 물을 테스트하고 있었던 거다. 이걸 절대 잊지 마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뿐이다. 그들은 이 매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 댓글에는 중요한 후속 조언도 달렸다:

"그리고 절대로 '혐오 시청'하지 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서 또는 얼마나 나쁜지 보려고 '혐오 시청'을 하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기업들은 당신이 왜 봤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봤다는 것만 중요하다"

이미 더빙이 있는데 왜 AI로?

특히 팬들을 분노하게 한 건 '빈란드 사가' 사례였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와 센타이/크런치롤에서 제작한 두 개의 공식 영어 더빙이 이미 존재한다. 828개 추천을 받은 댓글이 이 상황의 황당함을 잘 표현했다:

"아마존이 자신들의 AI 쓰레기가 그것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답글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돈을 아끼려고 한 거다. 기존 더빙을 사용하려면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하니까"라는 냉소적인 분석이 달렸다.

"어떤 가격이든 AI 더빙은 바보같은 일"

일부는 아마존의 전략을 산업 파괴로 해석했다. 117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아마존은 원하는 산업을 장악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상품을 팔아 경쟁사를 망하게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이건 넷플릭스/크런치롤과 경쟁하려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너무 싸게 제공해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구독자를 얻지 못하게 만드는 거다"

하지만 팬들은 단호했다. 82개 추천을 받은 댓글이 경고했다:

"아무리 싸도, 일반 소비자가 언어 더빙용 AI 음성 생성을 받아들이고 가격 때문에 참겠다고 하면, 그때는 정말 망한 거다. 이미 오디오북에서 일어나고 있다"

AI 더빙의 참혹한 품질

실제로 AI 더빙 품질은 처참했다. 한 유저가 공유한 샘플 클립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확인됐다:

- 편집 실수로 일본어가 중간중간 섞여 들어감
- 자막과 더빙이 전혀 맞지 않음
- 부자연스러운 억양과 감정 표현
- 기계적이고 어색한 대화 흐름

특히 아이러니한 대사들도 있었다. AI가 더빙한 캐릭터가 "누군가 당신에게 끔찍한 장난을 친 것 같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데이터센터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AI가 "환경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구나"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한국어 더빙도 위험하다

한 유저는 중요한 지적을 했다. 스페인어 AI 더빙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영어가 아닌 언어들이 이 문제의 '카나리아'(위험 신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영어 언어들은 이 탄광의 카나리아 같은 존재다. 웹사이트들이 지역에 따라 기계번역을 강요받거나, 스웨덴 아마존처럼 무엇을 번역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제발 기존 성우들을 고용해라"

결국 팬들의 요구는 단순했다. 115개 추천을 받은 댓글이 이를 요약했다:

"감사하게도 삭제했지만, 그 쓰레기는 정말 끔찍하고 무의미했다. 제발 실제 성우들을 고용해라"

315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더 큰 그림을 봤다:

"삭제한 건 좋지만, 기업들이 논란을 일으키고 반발이 일어난 후에야 철회하는 이 시대가 정말 지겹다. 애초에 이런 걸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거나 용서해서는 안 된다"

성우와 번역가들을 지켜라

많은 댓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메시지는 현업 종사자들에 대한 지지였다. 한 유저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번역가, 로컬라이제이션 담당자, 디렉터, 프로듀서, 사운드 엔지니어, 믹서, 기술자, 그리고 애니메이션 더빙 성우들을 계속 지지하고 응원하자. 하지만 제발, 아마존의 AI 더빙을 혐오 시청하지는 마라"

12월 2일의 이번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아마존은 분명 다시 시도할 것이고, 다른 플랫폼들도 비슷한 실험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팬들의 경계와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레딧 원문: https://reddit.com/r/anime/comments/1pc6ds6/amazon_removes_controversial_ai_english_dubs_f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