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려면 속여야 한다" 결국 IT 취업시장도 AI 대 AI 전쟁터로

"AI 키워드 삽입기로 이력서 최적화했더니 면접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취업하려면 속여야 한다. 회사들도 이미 AI 자동 탈락 시스템과 같은 비윤리적 방법으로 지원자들을 걸러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레딧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csMajors'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많은 IT 취업준비생들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게시물 작성자는 "이력서가 채용공고 요구사항의 99%와 일치하지 않으면 인사담당자는 당신의 이력서를 볼 기회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은 업로드 하루 만에 5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취업시장의 현실에 대한 IT 업계 취준생들의 좌절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봇 대 봇 전쟁이다"
작성자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도구로 이력서에 키워드를 삽입하고 스킬을 정렬하는 방식을 활용한 후에야 면접 초대를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미 우리는 '봇 대 봇' 전쟁 속에 있다"며 현 취업시장의 환경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게시물에는 기업의 AI 자동 탈락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 링크도 첨부되어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취업 장벽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커뮤니티의 다양한 반응들
해당 게시물에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323개 추천)은 "AI를 활용해 이력서를 최적화하는 것을 '속이기'라고 부르는 작성자가 순수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박으로 "그는 단순 최적화가 아니라 이력서에 거짓말을 하라고 권장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두 번째로 인기 있는 댓글(216개 추천)은 "이력서를 필터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은 '속이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답글에서는 "자신을 홍보하는 것과 경험을 과장하거나 거짓말하는 것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선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다른 댓글(95개 추천)은 "AI를 시험이 아닌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부정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기술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거나, 그렇게 하는 사람에게 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 시대, 취업 전략의 변화
이번 논란은 AI 기술의 발전이 취업시장의 룰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기업들이 수많은 지원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구직자들도 이에 맞서 자신의 이력서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IT 분야는 기술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 중 하나로, AI 도구를 활용한 이력서 최적화가 이미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최적화'와 '기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IT 취업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대기업과 IT 기업들도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에 있어, 많은 취준생들이 AI 최적화 도구를 활용한 이력서 작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리적 질문과 미래 방향
이번 논쟁은 AI 시대의 채용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기업들의 AI 자동화 시스템과 구직자들의 대응 전략 사이에서 진정한 능력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적 군비 경쟁'이 결국 양측 모두에게 손해라고 지적한다. 기업은 실제 능력 있는 지원자를 놓칠 수 있고, 구직자는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이력서 최적화에 낭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채용 시장에서는 인간의 판단과 AI 기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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