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로 가득한 AI 게임, 결국 발목 잡힌 '안티워크' 개발자

'우리 편'과 '적'을 명확히 구분해 총으로 쏴 죽이는 게임은 흔합니다. 그러나 실제 개발자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게임을 만들고, 본인과 딸을 그대로 캐릭터화했다면 어떨까요? 여기에 아동 성 착취물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미국 게임 커뮤니티가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이른바 '안티워크(Andypants)' 논란을 정리했습니다.

트위터로 유명해진 문제작

지난 5월 29일, 레딧 'DrakeTheType'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이 화제가 됐습니다. "드레이크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악당들을 자기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로 쏴 죽이는 AI 생성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유형"이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2,700개 이상의 추천과 130개 이상의 댓글을 받으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실제 개발자 '안티워크(Andypants)'가 만든 게임 "Chad vs the Gay Nazis"(챠드 대 게이 나치)를 꼬집은 것입니다. 이 게임은 개발자 본인을 투영한 주인공이 자신이 생각하는 '적'을 무차별적으로 제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게임성이 아니었다

레딧 유저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게임은 기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낮습니다.

"이 게임 버그 덩어리라고 들었어요." "진짜 버그 투성이에요. 제가 본 스트리머는 여러 NPC와 지형에 끼어 움직이지 못했고, NPC들은 벽을 무시하고 그냥 통과했어요."

한 유저는 "AI 엔진으로 만들어졌다면 이해가 됩니다. 이 사람은 재능이 없어서 버그를 고칠 방법도 모를 거예요. 유니티로 만들었다면 더 비참한 일이죠. 유니티에서 충돌 감지는 코드 없이도 10초 만에 설정할 수 있는데 그것도 못했다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게임의 내용이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개발자의 딸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게임 내에 AI로 생성된 아동 성 착취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이 콘텐츠가 개발자 자신의 딸을 모델로 했다는 점입니다.

"게임 속 주인공의 딸은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폴댄서가 되도록 강요받고(화면에 표시됨), 나중에는 딸이 선정적으로 보이는 여러 컴퓨터 모니터가 있는 방이 나옵니다. 내가 본 유튜브 영상에서는 그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했지만요."

한 유저는 "주인공은 안티워크의 자기 투영이고, 딸도 자신의 실제 딸을 표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놀랍게도 개발자는 이 게임을 자신의 어린 딸에게 헌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딸을 기반으로 한 10살 캐릭터가 게임 내에서 옷을 벗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기모순에 빠진 혐오 게임

이 게임은 LGBTQ+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개발자는 이들을 '그루머'(아동 성착취범)라고 비난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게임에 아동 성 착취물을 포함시킨 것입니다.

"'리버럴들을 폭로하기 위해' AI로 만든 아동 성 착취물을 게임에 넣고" "실제로 폭로된 건 한 사람뿐이고 그건 도서관 사서가 아니죠"라는 레딧 유저들의 대화가 이 모순을 잘 보여줍니다.

또 다른 유저는 "나치가 게이들을 투옥하고 처형했는데 이 사람은 뭘 모르는 거지?"라며 역사적 무지까지 지적했습니다.

무책임한 AI 활용의 문제점

이 사례는 AI를 무책임하게 활용한 콘텐츠 제작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특히 게임처럼 상호작용이 가능한 매체에서 AI로 생성된 내용을 검증 없이 사용할 경우, 예상치 못한 윤리적·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게임은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삭제되었습니다. 한 유저는 "자기 게임이 올린 모든 사이트에서 삭제된 것에 대해 불평하더라"고 언급했습니다.

게임 업계와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경계해야 할 새로운 유형의 문제작이 등장한 셈입니다. AI 기술은 게임 개발을 민주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이런 식의 오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게임 개발에 있어 AI 기술 활용의 윤리적 기준과 책임 있는 콘텐츠 제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원문 레딧 게시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