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이 게임 만들었다고 발칵 뒤집힌 AI 옹호론자들

AI 없이 게임 만들었다고 발칵 뒤집힌 AI 옹호론자들

게임 개발자의 순수 창작이 불러온 논란

지난 7월 26일, 레딧 r/antiai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졌다. 한 게임 개발자가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제작한 VR 게임을 홍보했다가, 예상치 못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AI 옹호론자들이 이 개발자를 향해 쏘아댄 비난은 게임 업계의 AI 논쟁이 얼마나 격렬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됐다.

문제가 된 개발자는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VR 게임을 소개하며, 'AI 없이 순수 창작으로 만든 게임'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이 일부 AI 지지자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다.

"창작자들은 무능한 해커들뿐"

AI 옹호론자들의 반응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한 유저는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재능 없는 해커들에 불과하다"며 노골적으로 예술가들을 폄하했다. 또 다른 이는 Unity 엔진을 사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것도 "진짜 게임 개발이 아니다. 엔진을 직접 만들지 않았으니까"라며 억지 논리를 펼쳤다.

이에 대해 반AI 진영 유저들은 "그렇게 예술가들이 무능하다면, 어떻게 그들이 누군가를 '문지기 노릇'할 수 있겠냐"며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실제로 AI 옹호론자들 중 상당수는 "그림 그릴 재능도 시간도 없다"고 토로하면서, 정작 예술가들은 "재능 없는 해커"라고 비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창작의 가치를 둘러싼 갈등

특히 눈에 띄는 건 AI 지지자들의 극단적인 반응이다. 한 유저가 캡처한 스크린샷을 보면, 누군가 순수 창작으로 게임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을 "협박보다 더 나쁘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2년간 혼신을 다해 만든 창작물을 소개하는 개발자를 향해 "한심하다"고 비난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창작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반AI 진영에서는 "이들은 AI와 비AI 아트의 공존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AI만 남기려 한다"며 "결국 자신들과 같은 무의미한 막다른 일자리에서 창작자들도 고생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디 개발자를 향한 엇갈린 시선

흥미롭게도,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개발자는 대형 스튜디오 소속이 아닌 개인 인디 개발자로 보인다. 한 유저는 "이 개발자를 응원하고 싶다. 첫 창작 프로젝트는 절대 걸작이 될 수 없지만, 그래도 2년간 열정을 쏟아부은 게 멋지다"며 따뜻한 지지를 보냈다.

또한 "투명한 제작 과정을 공개하는 게 마케팅의 기본 아니냐"며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화 전쟁의 새로운 전선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문화 전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AI 지지자들은 반AI 진영을 "트랜스포빅, 호모포빅, 파시스트"라고 매도하고 있지만, 정작 반AI 진영에는 성소수자들도 많다는 반박이 나왔다. "나는 트랜스젠더이자 바이섹슈얼인데, 동시에 반AI다. 그들 주장이 완전히 틀렸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오히려 반AI 진영에서는 "AI 지지자들이야말로 파시스트와 나치를 옹호한다"며"부유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집단적 파멸을 앞당기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ChatGPT에게 Unity가 뭔지 물어본 후 댓글을 달았을 것이라는 조롱부터, "ChatGPT 미쿠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사람이 남을 한심하다고 할 자격이 있냐"는 신랄한 비판까지, 양측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게임 개발 분야에서 AI 활용을 둘러싼 갈등이 얼마나 첨예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순수 창작을 표방한 인디 개발자의 소박한 홍보가 이토록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게임 업계가 맞닥뜨린 AI 딜레마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과연 창작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적어도 이번 사건을 통해 확실해진 건, 이 논쟁이 단순한 기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의 본질과 가치를 둘러싼 근본적 갈등이라는 점이다.

출처: https://reddit.com/r/antiai/comments/1m9nq8m/they_got_mad_because_someone_made_a_game_with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