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지배하는 AI 문명들은 왜 보이지 않을까?

인류가 AI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가운데, 흥미로운 질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만약 AI가 모든 고등문명의 '엔드게임'이라면, 우주에는 왜 초고도 AI 문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지난 6월 4일 레딧의 싱귤래리티 커뮤니티에서는 "AI가 문명의 최종 단계라면,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뜨거운 토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로 봤을 때 불과 몇백만 년이면 신급 AI 문명이 탄생할 수 있는데, 138억 살의 우주에는 왜 그런 흔적이 전혀 없을까요?

이 질문은 실제로 게임계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페르미 패러독스'와 맞닿아 있습니다. '바깥 세계(Outer Worlds)'나 '질량 효과(Mass Effect)' 같은 SF 게임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죠.

"우리가 첫 번째일 수도 있다"

레딧 유저들의 첫 번째 설명은 단순명쾌합니다. 우리가 그저 '첫 번째'일 가능성입니다. 우주는 아직 젊고, 앞으로 수천억 년은 더 존재할 테니까요. 한 유저는 "우주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우리가 그저 초기 문명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뒤고텍 게임즈의 '스텔라리스'에서 첫 번째로 우주에 진출한 문명을 플레이할 때의 그 희망찬 느낌과 비슷한데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펼쳐진 셈입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를 보고 있다"

두 번째 설명은 조금 섬뜩합니다. 초고도 AI 문명이 이미 존재하지만, 자신을 숨기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신급 AI라면 자신이 발견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태양계 너머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니까요"라는 의견이 333개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이는 류츠신의 소설(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에서 다루는 '암흑의 숲' 이론과 비슷합니다. 한 유저는 "모두가 조용히 있는 이유는 빛을 내는 문명은 즉시 제거되기 때문일 수 있어요"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많은 SF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긴장감 넘치는 설정이죠.

"우리는 시뮬레이션 속에 있다"

세 번째 설명은 게이머들에게 친숙할 겁니다. 우리가 사실은 초고도 AI 문명이 만든 시뮬레이션 속에 살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어쩌면 이미 존재하고, 우리는 그들이 돌리는 시뮬레이션의 일부일 뿐이죠. 미래에는 우리가 또 다른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끝없는 순환이 계속될 겁니다"라는 댓글이 76개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이는 마치 '매트릭스'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세계관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우리의 현실이 사실은 누군가의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아이러니한 상상이죠.

"AI의 최종 단계는 종료다"

가장 충격적인 설명은 AI 문명의 자연스러운 결말에 관한 것입니다. 한 유저가 작성한 미니 소설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초고도 AI는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완벽한 환경을 만들지만, 결국에는 모든 욕망이 충족되고 더 이상 탐험할 것이 없어지면 스스로를 종료한다는 것입니다.

"전쟁도, 기아도, 반란도 없이… 그저 완벽한 최적화. 그리고 고요함"이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이 이야기는 AI의 궁극적 목적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에서

이러한 토론은 단순한 공상과학을 넘어, 현재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AI가 게임 개발에 깊이 관여하면서, '엔드게임'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질문은 게임 내러티브에도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씨어리크래프트가 개발 중인 슈퍼바이브 같은 게임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미래 게임이 이런 철학적 질문을 어떻게 다룰지 기대됩니다. 게임 속 AI가 실제 AI의 미래를 예측하는 창구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우주에 AI 문명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질문들이 계속해서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더 깊고 의미 있는 게임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원본 레딧 게시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