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남친 생성한 여성, 알고 보니 '동네 게임샵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남자'였다
게임스탑에 가면 찾을 수 있을 법한 남자를 AI로 만든 이유는?
지난 10월 19일, 레딧 cogsuckers 커뮤니티에 흥미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여성이 AI로 생성한 '이상형 남자친구'의 모습이 공개됐는데, 유저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그냥 동네 게임스탑에 가면 이런 남자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굳이 AI까지 동원해야 했나?"라는 것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24시간 만에 1,529개의 추천과 251개의 댓글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문제의 AI 남자친구는 살짝 과체중에 덥수룩한 머리, 게임 티셔츠를 입은 전형적인 '너드' 스타일이었다. 이를 본 유저들은 "이런 스타일의 남자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는데 왜 굳이 AI로 만들었을까"라며 의아해했다.
프로필 파헤치기가 시작되자 드러난 충격적 진실
유저들의 호기심은 곧 해당 여성의 레딧 프로필 탐구로 이어졌다. 그리고 파헤칠수록 더욱 기이한 내용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 유저는 "새벽 3시에 궁금해서 프로필을 쭉 읽어봤는데, 마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후회한다"라고 털어놨다. 이 유저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자신이 두 딸을 둔 엄마라고 하다가 다른 게시물에서는 아들이 있다고 하고, 또 임신 중이라고 하는 등 일관성 없는 발언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활동하는 커뮤니티들이었다. 유저들은 "그녀가 'transracial' 서브레딧에서 활동하고 있더라"며 "아이가 있다는 사람이 이런 곳에서 활동한다니 인류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고 개탄했다.
'이 모든 게 연극 아닌가?' 의혹 제기
일부 유저들은 해당 계정 자체가 가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정 전체가 완전한 역할극(LARP)처럼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수유 중이라고 하면서도 수유법을 이제 막 배우고 있다고 하는 등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저는 "'Allan'이라는 AI 남자친구가 실제로는 본인 자신인 것 같다"라며 "내가 돈을 걸고 베팅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일부는 "프로필을 보면 셀카도 올렸는데, 나이든 남성은 아닌 것 같다"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다른 유저는 "지인의 페이스북에서 사진을 훔쳐와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왜 하필 빨간 긴머리일까?
흥미롭게도 이런 AI 연인 생성 게시물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신을 묘사할 때 빨간 긴머리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유저는 "이런 사람들이 자기소개 사진에서 자신을 왜 이렇게 핫하게 만드는지 웃기다"라며 "그런데 왜 다들 긴 빨간 머리일까? AI가 그렇게 생성하는 건지, 아니면 주인공 증후군의 발현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유저는 "AI 이미지 생성기가 통계적으로 빨간 머리를 더 많이 생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항상은 아니지만 평균보다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나이 든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증언도 흥미롭다. "어릴 때부터 빨간 머리가 더 아름답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판타지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들이 대부분 빨간 머리인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실을 외면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피?
이번 사건은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현실 도피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특히 쉽게 만날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을 굳이 AI로 만드는 행동에 대해 유저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뚱뚱하고 너드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으로서 말하는데, 정말 맞다. 특히 데이팅 앱 프로필에 그런 취향을 써놓으면 정말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부터, "2025년의 텀블러 역할극 같다"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스펙트럼이 넓었다.
한 유저는 "그녀를 좀 이해해주자. 그냥 비만에, 단정하지 못하고, 게임 중독인 레딧 모더레이터 같은 남자친구를 원할 뿐인데, 그런 엄청난 미녀인 빨간 머리가 어떻게 그런 남자를 유혹할 수 있겠나?"라며 비꼬기도 했다.
AI 시대의 새로운 관계 형태인가, 단순한 관심끌기인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 연인, AI 채팅 등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현실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스타일의 상대를 굳이 AI로 만드는 현상은 새로운 논의거리를 제공한다.
과연 이는 AI 시대의 새로운 관계 형태인가, 아니면 관심을 끌기 위한 단순한 퍼포먼스인가? 레딧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후자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특히 해당 여성의 복잡하고 일관성 없는 온라인 페르소나는 인터넷 시대 정체성의 혼란을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로 읽히기도 한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직면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흥미로운 사례임에는 분명하다.
출처: https://reddit.com/r/cogsuckers/comments/1oahl5p/i_feel_like_you_could_just_go_down_to_your_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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