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가격 폭등의 주범, AI 서비스 불매운동으로 막을 수 있을까?
PC 게이머들의 절망적인 외침
12월 15일, PC 게이머 커뮤니티 r/pcmasterrace에서 흥미로운 글 하나가 4,090개의 추천을 받으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다시는 PC를 감당할 수 있으려면 모든 AI 콘텐츠와 서비스를 보이콧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었다.
작성자는 "다음 PC 구매에 대출을 받고 싶지 않다면, AI 서비스나 AI 생성 콘텐츠가 포함된 게임에 돈을 지불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AI 붐으로 인한 하드웨어 수요 급증이 PC 부품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냉정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2,267개)은 "소비자 시장은 B2B에 비해 너무 작다.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지적을 했다.
바다를 숟가락으로 마시기?
한 유저는 "바다의 물을 숟가락으로 한 스푼씩 마셔서 바다를 말리자!"라며 비꼰 댓글을 남겼다. 이는 개인 차원의 불매운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는 절묘한 비유였다.
실제로 또 다른 유저는 환경보호 캠페인과 비교했다. "우리가 재활용하고 짧은 샤워를 하며 물을 아끼는 동안,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버리고 수백 리터의 물을 낭비한다"며 개인과 기업 간의 규모 차이를 지적했다.
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다. "중간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하루에 사용하는 물은 50만 갤런(200만 리터)이고, 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하루에 500만 갤런(2,000만 리터)을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정보였다.
일론 머스크의 xAI 시설 논란
한 유저는 일론 머스크의 그록(GROK) AI 센터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머스크의 xAI 시설은 정전 시 도시를 운영하기 위해 설계된 천연가스 터빈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FDA 승인 없이는 불법이며, 35개 중 33개가 가동되고 있지만 승인된 것은 5개뿐이다. 게다가 배출가스 포집 장치도 없어 모든 오염물질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업들도 AI에 등 돌리기 시작
흥미롭게도 일부 댓글에서는 기업들이 이미 AI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언급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무도 코파일럿을 사용하지 않아 이미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유저는 "포춘 500 기업들이 이미 사용량 감소를 보이고 있고, 일부는 내부 사용에 대한 기대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AI가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정부가 군사용으로 AI를 도입하여 산업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SATA SSD 생산 중단설
한편, 삼성이 AI 메모리로의 전환을 위해 SATA SSD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미확인 유출 정보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한 유저는 "SATA SSD는 이미 기술적으로 막다른 길에 있다. 접근 속도가 중요한 곳에서는 NVMe SSD가 압도적으로 성능이 뛰어나다"며 이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해석했다.
현실적 대안은 없을까?
일부는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날짜를 정해서 모든 사람이 동시에 AI 서비스를 사용해 시스템을 다운시키자"는 역발상이나, "사용자들이 모든 AI 검색창과 기능에서 '피드백 보내기'를 클릭해 'AI는 쓸모없다,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써보자"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AI를 사용해 피드백 시스템을 운영하니, 피드백이 늘어나면 AI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박을 받았다.
결국 개미 vs 코끼리
결국 대부분의 유저들은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PC 하드웨어 업체들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불매운동은 더욱 무의미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좋아할지도 모른다. 데이터센터에 팔 재고가 더 많아지니까 말이다."
한 유저가 "소비자 사용이 AI 버블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귀엽네"라며 남긴 댓글이 모든 것을 요약한다. AI 산업의 진짜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고, 개인의 불매운동으로는 이 거대한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PC 가격 상승에 절망한 게이머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거대한 AI 경제 앞에서 개인 소비자는 정말 한 방울의 물에 불과할 뿐이었다.
원문: https://reddit.com/r/pcmasterrace/comments/1pn7vnj/boycott_all_ai_content_and_services_if_you_want/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