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AI끼리 싸우게 만드는 새로운 재미, 게이머들이 찾아낸 '관전 플레이'
AI끼리 싸우게 만드는 색다른 재미를 찾는 게이머들
최근 게임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플레이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게임 속 AI들끼리 싸우게 만들고 이를 관전하는 '관전 플레이'다. 10월 3일 레딧 게이밍 서제스천 게시판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126개의 추천을 받으며 게이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는 "AI끼리 죽을 때까지 싸우는 걸 보고 싶은데, 그런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은 일반 게임에서 하고 싶다"며 독특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전투 시뮬레이터나 전용 관전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전략 게임에서 맵을 공개하고 구석에 숨어서 AI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싶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관전 플레이 방법들이 속속 등장
작성자가 제시한 구체적인 예시들을 보면 그 창의성에 감탄하게 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에서는 커스텀 맵을 만들어 한 구석을 지나갈 수 없는 지형으로 막고, 주민 하나만 숨겨둔 뒤 치트를 사용해 맵 전체를 공개하고 AI들의 전투를 관전한다는 방식이다.
문명 5에서는 가장 큰 맵에 가능한 많은 문명을 배치하고, 모드를 사용해 자신을 무적 상태로 만든 뒤 한 도시에만 틀어박힌다. 그리고 무한 골드를 사용해 다른 문명들이 서로 전쟁을 선포하도록 조종하며 구경한다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텔라리스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며, 크루세이더 킹즈 3에서는 콘솔을 통해 관찰자 모드로 들어가 게임을 지켜보다가 가끔 특정 캐릭터를 조종해 돈과 좋은 특성을 주고 여러 이웃에게 전쟁을 선포한 뒤 다시 관찰자 모드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게이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이 게시글에는 97개의 댓글이 달리며 다른 게이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공유됐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78개 추천)은 "섀도우 오브 워에서 공성전을 보는 게 재밌다. 필요할 때 내 오크들을 되살려주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답글로는 "오크들을 세뇌해서 다른 오크의 보디가드로 만든 다음, 손가락을 튕겨서 보디가드가 주인을 때려죽이는 걸 보는 게 엄청 재밌었다"는 댓글이 27개의 추천을 받았다.
64개의 추천을 받은 다른 댓글에서는 "예전에 스매시 브라더스에서 CPU끼리만 대전시키고 M&M 초콜릿으로 내기를 했다. 이름하여 '약한 고리(The Weakest Link)'라고 불렀다"는 추억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나도 그렇게 했는데 내기는 안 했다. 각자 레벨 9 CPU를 '소유'하고 누구 것이 이기나 보는 거였다. M&M 아이디어가 좋네"라는 답글이 20개의 추천을 받았다.
게임 밖에서도 재미를 찾는 창의적 발상
와치독스 2에 대한 댓글(29개 추천)도 흥미롭다. "사람들의 휴대폰을 해킹해서 갱이나 경찰을 가짜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경찰이나 갱 멤버에게 이걸 사용하면 반대 세력이 그들을 타겟으로 삼아 싸움이 시작된다. 양쪽 다 지원군을 부르고, 거기에 다른 갱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다"며 도시에서 벌어지는 혼돈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했다.
림월드를 추천한 댓글(37개 추천)에서는 더욱 자세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데올로기를 검투사 결투가 포함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그러면 적들을 포획해서 노예로 만들고 서로 싸우게 할 수 있다. 전투 전에 무기를 바닥에 놓아둘 수 있고, 종종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최소한 심각한 부상을 입는 싸움을 볼 수 있다. 원한다면 승자에게 업그레이드를 설치해주거나 마약이나 더 좋은 감옥을 상으로 줄 수 있다. 패자는 처벌하거나 아예 먹어버릴 수도 있다"는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
이러한 '관전 플레이' 현상은 게이머들이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재미를 창조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만의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내는 창의성이 인상적이다.
특히 AI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고, 때로는 개입해서 상황을 조작한 뒤 다시 지켜보는 방식은 게임을 하나의 실험실이나 놀이터로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게임이 단순한 승부나 스토리 진행을 넘어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플랫폼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도 많은 게이머들이 이 게시글에 자신만의 독특한 플레이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Reddit 게시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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