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계 충격, '키오스크 예술'의 등장에 아티스트들 분노

보드게임계 충격, '키오스크 예술'의 등장에 아티스트들 분노

AI 아트 보드게임이 킥스타터를 점령하고 있다?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AI 아트'를 활용한 게임들이 킥스타터에 쏟아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레딧 r/boardgames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아티스트의 하소연이 5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으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몇 달 동안 직접 그린 아트워크로 첫 보드게임을 킥스타터에 론칭할 예정인 아티스트"라며, "AI 아트로 제작된 게임들이 늘어나는 현실이 정말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100만 달러 규모로 성공한 크라우드펀딩 게임을 다시 살펴보니 편집된 AI 아트라는 확신이 든다"며 우려를 표했다.

보드게임 팬들의 반응은?

이에 대한 보드게임 커뮤니티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AI 아트에 부정적이었다. 가장 많은 558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AI 아트가 사용된 게임은 절대 후원하지 않을 것이며, 킥스타터 페이지에 아티스트가 명시되지 않았다면 확인 요청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기 댓글에서는 "AI로 만든 이미지를 '아트'라고 부르는 것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 그것은 아트가 아니라 단순한 출력물일 뿐"이라며 강한 비판을 가했다. "포토샵에서 5초 정도 '편집'했다고 해서 오리지널 아트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새로 나온 아그리콜라 게임은 AI로 생성된 것이 너무 명백하다"는 지적이었는데, 해당 게임의 FAQ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보드게임 팬들 사이에서 이미 AI 아트를 식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 아트 논란의 양면성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AI 아트에 대한 과도한 감시와 비판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특정 그림이 AI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늘어나면서, 무고한 창작자들이 불합리한 비난을 받는 일이 많았다"며, "반(反)AI 운동에 무조건 동참하는 것을 그만두게 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람이 그린 것을 AI로 잘못 지목할 때마다, AI는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할 만큼 충분히 좋다'는 날개를 달게 된다"라는 역설적 지적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품이 AI로 오인받아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이에 "정말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지 출처가 궁금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단순히, 게임이 재미있다면 괜찮은가?

일부 게임 팬들은 보다 실용적인 입장을 취했다. IT 분야 종사자라고 밝힌 한 유저는 "나도 AI 물결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창의적 분야만큼 강하게 타격받진 않는다"며, "이것은 논리적인 진보의 단계이며, 내 직업도 5년 후에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불평하며 뒤처지든지 선택해야 한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저는 "보드게임의 시각적, 촉각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결과가 놀랍다면 사용된 도구는 덜 중요하다"며, "디지털로 만들었든 전통적인 방식(펜과 종이, 유화, 수채화)으로 만들었든 상관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이 유저 역시 "AI가 뱉어내는 똑같이 생긴 밋밋한 쓰레기보다는 예술적 관점과 미학을 훨씬 더 선호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투명성 요구 증가

논쟁 속에서 많은 유저들이 강조한 것은 '투명성'이다. "만약 그들이 '우리는 생성형 AI를 사용했으며, 우리가 소유하거나 사용 허가를 받은 자산으로 학습된 AI 도구를 사용했다'고 명확하게 밝힌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유저는 이런 주장이 "노골적인 거짓말이거나 진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드게임계에서 AI 아트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기술의 사용 여부를 넘어, 창작의 진정성과 예술가의 생계, 그리고 업계의 미래 방향성에 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AI 아트 사용 여부를 게임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킥스타터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월 7일 레딧에 올라온 이 논쟁은 보드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게임 전반에 걸친 AI의 영향과 윤리적 사용에 관한 중요한 대화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디지털 게임 업계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이러한 논쟁이 더 건강한 크리에이티브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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