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적응형AI가 게이머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결국 적응형AI가 게이머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똑똑해진 AI가 오히려 독이 된 게임들

지난 2월 11일, 레딧의 게임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밈이 화제를 모았다. '적응형 적 AI를 가진 게임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무려 5,590개의 업보트를 받으며 게이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게시물에는 두 장의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었다. 첫 번째 이미지에는 파이프 입구 앞에서 기다리는 적의 모습이, 두 번째에는 파이프 안에 숨어있는 플레이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문제는 두 이미지의 파이프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한 유저는 "내 하루가 망가졌다"며 좌절감을 표현했다.

레인 월드의 악랄한 AI들

댓글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것은 인디게임 '레인 월드(Rain World)'에 대한 이야기였다. "레인 월드에서는 파이프로 다시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적을 속일 수 있다"는 댓글이 948개의 업보트를 받았지만, 곧바로 반박이 이어졌다.

"빨간 도마뱀들은 계속 따라온다"는 댓글에 387개의 공감이 달렸고,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거미들, 특히 '엄마' 거미나 빨간 거미 같은 공격적인 놈들이 그렇다. 하얀색이나 청록색 도마뱀들은 플레이어의 속임수를 간파하기 때문에 따돌리기가 정말 어렵다. 공격성이 높은 스캐브들은 끝까지 쫓아오고, 아쿠아피드나 빨간 지네는 아예 플레이어 위치를 항상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유저는 "청록색 도마뱀 하나가 산업 단지 절반을 가로질러 나를 쫓아온 기억이 난다"며 레인 월드 AI의 집요함을 증언했다.

메탈기어의 진화하는 적들

메탈기어 솔리드 V(MGSV)도 적응형 AI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저격총을 자주 사용하면 적들이 헬멧을 쓰기 시작하고, 밤 미션을 너무 많이 하면 야간투시경을 착용한다"는 댓글이 508개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 유저의 경험담이었다. "MGSV를 처음 할 때 경보가 울려서 건물에 숨었는데, 유비소프트 AI처럼 하나씩 들어올 줄 알았다. 그런데 놈들이 건물을 포위하고 수류탄을 던진 다음 문을 닫고 폭발을 기다린 후,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들어와서 나를 박살냈다. 그 순간 이 게임이 대작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에 대해 다른 유저는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포인트에서 '엘리트' 병사들이 기관총 사격을 받으면서도 한 줄로 문 앞으로 달려오는 걸 보고 실망했다"며 AI의 질적 차이를 지적했다.

헬로 네이버의 접착제 논란

흥미롭게도 댓글 중에는 "헬로 네이버, 네 접착제를 찾은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언급이 있었다. 헬로 네이버는 적응형 AI로 유명한 호러 게임으로, 플레이어의 패턴을 학습해 대응하는 AI로 주목받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바 있다.

게이머들의 현실적인 반응

"이 그림은 너무 애매해서 어떤 게임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댓글이 262개의 공감을 받으며, 적응형 AI 문제가 특정 게임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줬다.

한 유저는 "멀리서 실수로 적을 어그로 끈 다음, 놈들이 파이프를 통과할 수 없어서 입구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정확히 설명했다.

레인 월드 관련해서는 "도마뱀들이 플레이어 근처에 있는지 몰라도 방 입구에서 캠핑하는 경우가 많다"는 구체적인 정보도 공유됐다. "카멜레온들만 계속 기다리고, 하얀색이 아닌 다른 도마뱀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그로가 풀리거나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는 팁도 덧붙여졌다.

똑똑한 AI, 과연 좋기만 할까?

이번 레딧 게시물은 게임 AI 발전의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플레이어의 패턴을 학습하고 적응하는 AI는 분명 혁신적이지만, 때로는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플레이어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마저 위협받게 되면서, 게임이 주는 스트레스가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면, 적응형 AI에 대한 평가는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갈린다. MGSV처럼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응을 보이는 AI는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지만, 단순히 플레이어를 괴롭히기 위한 AI는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임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발자들은 '똑똑함'과 '재미'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게이머들이 원하는 건 도전적이면서도 공정한 AI가 아닐까.

원문 보기: https://reddit.com/r/coaxedintoasnafu/comments/1r1jcvy/coaxed_into_games_with_adaptive_enemy_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