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월드 피로감" 결국 터진 게이머들의 불만..."넓은 맵보다 밀도 있는 세계가 더 중요"

"오픈 월드 피로감" 결국 터진 게이머들의 불만..."넓은 맵보다 밀도 있는 세계가 더 중요"

"비어 있는 세계는 이제 지겹다" 게이머들의 오픈 월드 피로감 확산

오픈 월드 게임이 지난 10년간 게임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이제 많은 게이머들이 아이콘으로 가득 찬 거대한 맵과 의미 없는 반복 콘텐츠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 13일 한 유저가 올린 "오픈 월드 피로감이 온 것인가? 아니면 게이머들이 여전히 엔드리스 사이드 퀘스트가 있는 거대한 맵을 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비어 있는 세계가 문제다"

많은 게이머들은 오픈 월드 자체가 아닌, '비어 있는 오픈 월드'에 지쳤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만 1천 개 이상의 추천을 받은, 가장 호응을 얻은 댓글은 "사람들은 비어 있는 세계에 지친 것이지, 오픈 월드 자체에 지친 것이 아니다. 비어 있는 느낌이 들면 오픈 월드를 만드는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많은 게이머들이 '메트로 엑소더스'가 이 문제를 잘 해결한 사례로 꼽았다. 세미 오픈 월드 맵, 다양한 생태계,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갖춘 이 게임은 각 구역마다 지루함을 느끼기 전에 적절히 플레이어를 다음 단계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의미 없는 잡다한 콘텐츠는 이제 그만"

또 다른 주요 불만은 반복적이고 의미 없는 콘텐츠였다. 특히 '호그와트 레거시'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는데, 한 유저는 "완벽주의자로서 97번째 멀린 시험에 이르자 흥미를 잃었다"고 토로했다. 다른 유저는 "각각이 고유한 퍼즐이었다면 더 흥미로웠을 텐데,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하는 건 답답했다"고 말했다.

반면 '스카이림'의 오픈 월드는 반복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성공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한 유저는 "다양성과 정말 흥미로운 발견들, 다양한 맵이 섞여 있어서 의미 없는 잡다한 콘텐츠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밀도 높은 세계가 거대한 세계보다 낫다"

3,5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은 또 다른 댓글은 "거대한 세계도 멋지지만, 할 일이 많은, 밀도 높은 세계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표적 예로 '야쿠자' 시리즈가 언급되었다.

한 유저는 "그들은 똑같은 맵을 게임마다 새롭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카무로초(야쿠자의 주요 배경)가 매 게임마다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신기하다"고 평가했다.

"시간 부족이 새로운 도전 과제"

많은 게이머들이 오픈 월드 게임에 대한 피로감보다는 오히려 그런 게임을 즐길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탐험하고 투자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지, 피로감이 아니다"라는 댓글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한 유저는 "젊었을 때가 그립다"는 말로 현실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시간 존중"

3,0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은 한 댓글은 현재 싱글 플레이어 게임의 가장 큰 추세가 거대한 오픈 월드에 대한 '교정'이라고 분석했다. "10년 전, 게이머들은 60달러 게임에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들어갈 수 있는지 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천 시간을 사이드 퀘스트에 쏟아야 하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큼 높지 않다. 게이머들은 자신의 시간이 존중받기를 원한다."

이 사용자는 "그렇다고 꼭 오픈 월드 피로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질이 낮은 필러 콘텐츠가 너무 많은, 거대하고 방대한 게임에 대한 피로감은 있다"고 정리했다.

"잘 만든 오픈 월드 게임은 여전히 인기"

반면, 여전히 오픈 월드 샌드박스 RPG를 가장 좋아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유저는 "모로윈드에 중독된 이후로, 이런 게임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길 바란다. 지루해지면 잠시 다른 장르의 게임을 즐기다 돌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좋은 오픈 월드 게임에는 절대 질리지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라고 단언하면서도 "다른 유형의 게임으로 가끔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게임 산업의 새로운 균형점은?"

이번 논의를 통해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크기'만 자랑하는 오픈 월드가 아닌, 밀도 있고 의미 있는 콘텐츠로 채워진 세계임이 분명해졌다. 또한 많은 게이머들이 나이가 들면서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짧고 집중된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한 유저의 말처럼 "요즘 게임의 최악은 그들이 오픈 월드 맵의 크기를 자랑하지만, 80%가 사용 불가능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모든 건물, 모든 방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이 잠겨 있다면, 그건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오픈 월드 맵'이 아니라 그저 장식일 뿐"이라는 지적은 현 오픈 월드 게임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냈다.

2025년, 게임 개발사들이 이러한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할지 주목된다. 거대한 맵보다는 의미 있는 콘텐츠, 반복적인 퀘스트보다는 창의적인 도전 과제,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의 시간을 존중하는 디자인이 앞으로의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