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롤 1등, 알고보니 옛날 고수들이 더 유명했다
16년 롤 역사의 1등들, 과연 누가 기억되고 있을까?
지난 1월 15일 레딧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16년간의 리그 오브 레전드 1등 랭커들'을 정리한 방대한 데이터였다. 북미, 유럽 서부, 한국 서버의 시즌별 1등 랭커와 최고 점수를 기록한 선수들을 모두 정리한 이 게시물은 187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옛날 방송인들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
게시물에 달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187개 좋아요)은 의외의 현실을 지적했다. "예전 선수들을 최근 선수들보다 더 많이 아는 게 흥미롭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1등 랭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그냥 신경 안 쓰는 건지도."
이에 대한 답변들도 현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예전엔 탑 선수들이 방송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했는데, 지금은 프로들이 대부분 대중에게서 멀어져 있다"(41개 좋아요), "사람들이 랭크 게임 자체에 덜 신경쓰게 됐다. 특히 몇 년간 플레이한 사람들은"(44개 좋아요)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유저는 핵심을 짚었다. "재미있는 개성이 부족한 게 문제다"(32개 좋아요). 과거 방송과 소통으로 얼굴을 알렸던 랭커들과 달리, 지금의 최고 랭커들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게임만 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와일드터틀의 압도적 존재감
시즌 3-5 시절을 기억하는 유저는 "와일드터틀이 매 시즌 탑10에 계정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던 게 기억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53개 좋아요).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와일드터틀은 시즌 3과 4에서 연속으로 북미 서버 1위를 차지했고, '터틀 더 캣'이라는 닉네임으로도 활동했다.
북미 서버 역사를 살펴보면 초창기에는 보이보이, 레몬네이션, 포벨터 등 지금도 기억되는 이름들이 많다. 특히 2009년 클로즈 베타 때부터 2026년 시즌 15까지의 기록을 보면, 초기 선수들의 승률이 상당히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포도는 왜 1등을 못했을까?
흥미로운 질문도 나왔다. "아포도는 솔로랭크로 유명한데 왜 1등을 한 번도 못했나?"(36개 좋아요)라는 의문에 대해 한 유저가 명쾌하게 답했다.
"시즌 5와 9에서 2등, 시즌 6에서 4등을 했다. 한국 서버에서 1000년 영구정지를 당해서 그가 아포도라고 밝혀진 계정은 즉시 정지당했기 때문에 랭킹 올리는 과정이 갑자기 끊어지곤 했다"(44개 좋아요)
또 다른 유저는 "아포도는 대리업체였다. 랭크 1등보다는 대리와 계정 판매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1등에 신경쓸 이유가 뭔가? 게다가 그가 유명한 이유는 초창기 멀티 포지션 챌린저이자 동시에 여러 계정으로 챌린저를 찍은 선수였기 때문"(32개 좋아요)이라며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서버별 특징과 변화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각 서버별로 흥미로운 특징들이 드러난다. 유럽 서버에서는 아구린(Agurin)이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12에서 1등을 차지한 뒤 시즌 14 스플릿 2에서 다시 1등, 스플릿 3에서도 1등을 기록했다.
한국 서버의 경우 시즌 3에서 페이커가 1등을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이후로도 스카우트, 쿠즈, 데프트, 바이퍼 등 프로게이머들이 종종 1등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시즌 14 스플릿 3에서는 '민철이여친구함'이라는 독특한 닉네임의 유저가 2276 LP로 1등을 기록했다.
LP 인플레이션의 역사
점수 변화도 흥미롭다. 초창기 ELO 시스템에서는 2000~3000대였던 점수가 LP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1000~2000대로 조정됐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다시 2000 LP를 넘나드는 기록들이 나오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LP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럽 서버의 경우 시즌 2에서 ForellenLord가 기록한 3030 ELO가 아직까지도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어, 초창기 ELO 시스템에서 얼마나 높은 점수가 가능했는지 보여준다.
변해가는 롤 랭크 문화
이번 데이터 공개는 단순한 기록 정리를 넘어서 롤 커뮤니티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랭크 1등이 곧 스타였지만, 지금은 프로게이머가 아닌 이상 잘 알려지지 않는 현실이다. 방송 문화의 변화, 게임에 대한 관심도 변화, 그리고 개인 방송보다는 조직적인 e스포츠 중심으로 바뀐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고수들이 정상에 올랐지만, 결국 사람들 기억에 남는 것은 개성과 소통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앞으로의 롤 랭크 문화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새로운 스타 랭커가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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